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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문과생에서 공학도로, 비전공자에서 개발자로서 8년만에 처음 작성하는 회고이다.
반면교사 삼아 나와 같은 상황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성해본다.

 

고등학교 시절 수학이 싫어 문과를 선택했고,

문과생에서 좋아하는 과목을 따라 공학도의 길을 선택했다.

 

졸업 후 취업을 알아보던 중 우연한 계기로 웹 개발자 양성 학원을 다니게 되었고,

이 후 개발자의 삶이 시작 되었다.

 

그 당시 치열하게 고민했겠지만, 이 선택들이 가지는 무게감은 상당했었다.

문과생이 공학도의 길을 선택 했을 땐 공학계열 과목은 출석으로 C 학점을 채우기 급급했고,

졸업 후 개발자 양성학원에서는 타자 따라치기 급급했었다.

 

꾸준함과 노력이 무기라고 생각하여 이해가 안가고 무슨 말인지도 몰랐지만 무작정 앉아있었다.

다행히 졸업학점은 3점대를 넘겼고, 3개월 학원 수료 후 1개월 만에 첫 직장에 입사하였다

 

 

SI 2년

첫 직장은 전공과 관련된 공공기관 SI 웹 개발을 하는 회사였다.

학원에서 타자만 치기 바빴던 나는 Java도, 쿼리도 모르는 갓태어난 송아지였다.

제안서를 쓰고 문서작성하는게 오히려 회사에 쓸모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김없이 개발일은 들어왔고,

선임 개발자가 짰으면 더 빨랐을 일을 선임 개발자의 도움을 받으며

소스를 어디에 붙여넣어야 오류가 안날지 고민하는 개발을 했다.

 

처음 javascript로 별거 아닌 함수를 만들고 호출하며 세상 뿌듯해했던 기억이 있다.

정말 단순한 함수였는데 혼자 뭔가 만들었다는 사실이 좋았던것같다.

 

이렇게 제안서 2개와 프로젝트를 2개를 하면서 CRUD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때 역시 나의 개발 실력은 코드를 어디에 붙여넣어야 오류가 안나는지 아는 정도.....

 

부족함은 알고있지만

어떤 공부를 해야할지,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뭐가 얼마나 부족한지 전혀 몰랐다...

아니, 공부의 절실함도 사실 잘 몰랐던것 같다.

 

 

SM 6년

개발도 못하면서 월급은 더 받고 싶어 취업 제안을 뿌리치지 못해 SM으로 입사를 했다.

이때 연봉이 1.5배 이상 뛰었고,

소스 붙여넣기만 했던 3년차 개발자도 이런 대우를 받을 수 있구나

라는 오만함이 들었던것같다.

 

입사를 해보니 기획자 1명, 개발자는 3명, 퍼블리셔 1명이 있었다.

SM이지만 전문 IT 회사가 아니였고, 개발에 대해 아는 사람은 개발자 3명이 전부였다.

 

처음 1~2년은 정말 배울것이 많았다.

제로 베이스였으니 소스를 더 잘 붙여넣을 수 있게 되었으며,

게시판을 혼자 만들수 있게 되었고,  쿼리를 짤 수 있게 되었으며,

오류가 발생하면 뭐부터 해야하는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같은 일 반복이 되어 익숙해졌고, 야근은 없었으며, 월급은 하는일에 비해 많았다.

심각한 메너리즘에 빠져있다는 것, 발전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느껴져

입사 3년 후 블록체인 관련 개발 학원을 결석 한번 없이 수료하였다.

수료 후 입사를 제안한 곳도 있었지만, 자신도 없었고 이곳을 포기할 순 없었다...

 

학원 수료 이후에도 사이드로 프리 일을 하기도 하고, 개인 프로젝트를 하면서

나름 열심히 하고있다는 스스로 위로를 했다.

아니, 사실 좀 자신감도 생겼었다.

예전에는 꿈꾸지도 못했던 일을 해냈다.

혼자 개발하고 인터넷 검색해가며 서버도 띄우고 배포도 했다.

난 풀스텍 개발자라 생각했던 것이다...

 

이렇게 SM에서 6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회사 사정으로 이 사업이 철수가 된다.

 

현재 취업 시장에서 나는 9년차 개발자로서 경험이 부족한 물경력 시니어였다.

전 회사의 괴물 선임은 그 동안 뭐했냐며 진심으로 안타까워 했고,

면접에서는 3~4년차 주니어 정도 된다는 쓴소리도 들었다.

 

한 동안은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이 길을 계속 가는게 맞는건가.

안가면 내가 할 수있는게 무엇인가.

BackEnd로 갈것인가 FrontEnd로 갈것인가.

 

하지만 결론은 가야한다.

다른길이 없다.

현재 난 많이 부족하고, 공부 말곤 극복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런 자극, 절실함을 느낀지 1개월 정도 되었고 곧 실업자가 된다.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는다.

이런 글을 작성한다는 것이 얼마나 창피한 일인지 모른다.

익명이라는 가면을 쓰고있긴 하지만 나의 치부를 이렇게 드러내본적이 없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더 발전하기 위해서이다.

서두에 반면교사 삼아 같은일을 겪지 않았으면 한다고 포장했지만,

더 큰 이유는 과거를 돌아보고 발전하기 위해서가 더 크다.

 

현재 난 절실함을 느끼면서 이렇게 하고있고 하려고 하고있다.

1. 면접용 질문 정리

면접용 공부는 따로 있다. 면접용 공부라고 하긴 하지만 면접에서만 쓰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알고 있던 것을 정리하는게 아니라 정리하면서 알게 되니 더 그렇게 느끼는것 같다.

웹에서 긁어다가 내 블로그에 정리하는 것 말고, 수기로 쓰면서 공부하고 있다.

Java, Spring, web/network, 기타 섹터로 나눠서 연습장에 한번 정리 노트에 한번 쓰면서 공부하고있다.

 

 

2. 개발 관련 짤막한 유튜브 시청

여지껏 유튜브는 놀이의 수단이였다. 이제 유튜브의 히스토리는 개발 관련된 것으로만 채워지고있다.

생활코딩, 얄팍한코딩사전, 널널한개발자, 우아한테크, 박재성, 코딩애플을 구독하고 관심있는것 위주로 시청하고있다.

이 구독 목록은 다른 분들에 비해 쉽게 설명해주는 장점이 있어 개인적으로 개념 공부하기 너무좋다

더 딥하게 공부하려면 이것으로 부족하긴 하겠지만, 현재는 이게 최선이다.

 

 

3. 토이프로젝트

경험이 부족하니 채우는 수 밖에 없다. 현재 BackEnd 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기술인

spring boot, jpa, git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멤버를 찾지 못해 계속 서칭중이긴 하지만 혹시 못찾는다면,

혼자서라도 해볼 생각이다.

 

 

4. 기초 공부

개발 기본 : 운영체제, 컴퓨터 구조, 네트워크

BackEnd 기본 : Java, Spring, GIT, 디자인 패턴

9년차라면 : 도커, 쿠버네티스, cloud 서비스, 젠킨스 설정, 리눅스, 웹크롤링 등

 

부족한게 너무 많지만 BackEnd 기본 부터 공부 하려고 한다.

Spring은 김영한선생님의 인프런강의, GIT은 생활코딩, 자바는 남궁성님 유튜브강의, 디자인패턴은 헤드퍼스트를

참고할 예정이다.

 

 

5. 커뮤니티 활동

나의 현재 실수의 가장 큰 원인은 오만함과 메너리즘이였다.

이런 것을 주변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이든다.

내가 사는곳은 경기도라 커뮤니티가 많이 없지만, 멀어도 최대한 참여해보려고 한다.

 

 

6. 개발 관련된 독서

개발 필독서가 있다고 한다. Java도 잘 모르는 내가 오브잭트라던가 클린코드라던가 리팩토링같은

공부를 할 엄두가 안난다. 그래서 자꾸 기초에 목매달고있는것 같지만 언젠간 깨부숴야할 것들이라

생각이 들어 하나한 공부할 예정이다.

현재 맨탈이 많이 깨져있는 상태라 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라는 책을 구매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가치있는지를 판단해야한다.

사회적 공헌의 얘기가 아니라 얼마의 돈이 오가는지에 대한 얘기이다.

나에게 이런 돈을 쥐어 줄만한 일을 하고 있는지 끊임 없이 의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얘기했던것같다.

"언젠간 짤리고 회사는 망한다."

회사가 망하면 다른 곳에서 일 할 수있는 역량을 키우기 쉬운 직종이 개발자라 생각한다.

이 길을 선택했으니 이 길의 단점보단 장점을 보고 달려나갈 생각이다.

 

끊임없이 공부해야하는 직업.....

이제서야 몸소 깨닫는 중이다.

 

좋은 개발 문화를 가진 좋은 회사에 입사 후 좋은 내용으로

회고를 쓸날을 기약하며

긴글을 마친다.

 

 

- 맨탈적으로 힘들어하고 있을 모든 비전공 개발자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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